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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랑바보를 읽고 ...

by 담벼락지기 2014. 12. 4.
사랑바보를 읽고 ...

 
저자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세계 방방곡곡을 여행한다. 그것도 가정이라는 사회, 그 사회의 일원인 엄마와 아들 둘이서 말이다. 가까운 놀이동산이나 국립공원 탐방이 아니다. 브라질, 스페인, 미국 등등 거침 없이 나다닌다. '세상에 말이나 되는 얘기야?'라는 반문을 저자는 아마도 수백 수천 번은 듣지 않았을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우리의 상식 밖 행동이다. 아이 교육은 어쩌고? 남편은 같이 사는거야? 우리가 받아온 문화, 교육 속 세상과는 분명 동떨어진 이야기다.

 

하지만 저자는 그 거침없는 여행 질주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그 속에서 삶의 가치를 발견한다. '직장 때려치고 무작정 여행을 떠나온 여자',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말 못하는 무슬림 아가씨' 등등. 그들과의 대화는 버스 안에서나 호텔 로비에서나 때와 장소 구분 없이 자연스레 이뤄진다. 여행자의 순수함이랄까, 도무지 처음 만난 사람과 어떻게 이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지? 하지만 희한하게도 저자는 그런 대화를 이끌어낸다. 순수하게 열어젖힌 내 마음을 보여줄 때, 비로소 상대방도 나처럼 자신의 마음을 순수하게 열어젖히는 건 아닌지. 여행 길에 우연히 만난 사람들, 적어도 저자에게 만큼은 순수하게 자신의 전부를 열어 내보이는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아님 반대로 순수하게 다가와 저자의 마음을 활짝 열어제꼈을 수도 있다. 순서는 상관없다. 순수하게 열린 상대방을 보고, 자신을 순수하게 열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